[K글로벌타임스] Financial Times 계열의 그린필드 FDI(외국인직접투자) 통계 전문기업인 'fDi Market'이, '25년 상반기 글로벌 FDI 부문별 트렌드를 발표했다. 'fDi Market' 내부 통계에 기반한 보고서이나, UNCTAD가 그린필드 FDI 통계에 'fDi Market' 데이터를 인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일정 정도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여 이를 소개한다.
’25년 상반기 데이터센터·AI 인프라 FDI 주도, 이차전지·車·재생에너지 둔화
‘fDi Markets’ 데이터에 따르면 디지털化와 AI 인프라, 즉 반도체가 ‘25년 상반기 글로벌 FDI를 주도했다. 반면, 이차전지 부문 등의 투자 약세가 지속되었으며, 자동차 분야 투자도 두드러진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도 위축 조짐이 관측되었다고 한다.
데이터센터·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메가 프로젝트 확대
‘fDi Markets’ 통계 기준, ’25년 상반기 약 7.000억불 규모의 글로벌 FDI가 발표되었다. 이는 지난 ‘03년 ‘fDi Markets’이 관련 통계를 기록한 이래 반기 기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고 한다. fDi Markets은 ‘25년 상반기 발생한 10억불 이상 규모 메가(mega) 프로젝트가 62개라고 발표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투자의 약 1/3 규모이다. 또한, fDi Markets은 상반기 발생한 메가 프로젝트 중 24개(38.7%)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분야였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통신 부문 ‘25년 상반기 FDI 1위 기록
’25년 상반기 발생한 데이터센터 FDI 규모는 이미 ‘24년 전체 투자액을 상회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및 AI를 위한 컴퓨팅 용량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로 인해 투자자들은 기존 시장 외 지역에서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다.
UAE 아부다비 정부가 ’24년에 설립한 국영 AI 기술 투자기업인 ‘MGX’의 300억불 규모 美 Stargate Project 투자를 포함, ‘25년 상반기 약 1,645억불 규모의 투자가 발표되었다. 특히, 약 500억불 이상 관련 투자가 프랑스에서 발표되었는데, 이는 새로운 프랑스 AI 캠퍼스 건립과 관련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AI 계획은 총 1,090억불 투자를 유치하여 프랑스를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AI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도체 부문 투자 강세 및 對美 쏠림 현상 지속
대만 TSMC의 美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위한 1,000억불 투자 등 ‘25년 상반기 약 1,215억불 규모의 반도체 관련 투자가 발표되었다. FDI Markets에 의하면 이 가운데 약 85%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MGX와 TSMC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FDI 급증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대형 프로젝트들의 지연 또는 취소되는 상황도 보고되었다. 인텔은 이전에 발표했던 독일과 폴란드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전력 수요 확대 전망에도 재생에너지 투자 위축 조짐 관측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가 ’3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의 20% 이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며,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전력 공급의 대폭적인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력 수요 확대 전망에도 재생에너지 투자는 위축 조짐을 보였다.
FDI Markets의 예비 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그린필드 FDI는 ‘25년 상반기 830억불로 감소했으며, 이는 ’24년 동기 1,470억불 대비 △43.5% 감소한 수치이다. 같은 기간 수소 및 기타 신흥 청정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670억불에서 280억불로 △58.2% 감소했으며, 풍력발전도 290억불에서 150억불로 △48.3% 위축되었다.
태양광은 재생에너지 FD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회복력이 비교적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계획되고 있다. 한편, 천연가스 FDI는 전분기 대비 두 배 증가한 190억불을 기록했는데, 이는 호주의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Woodside Energy)가 美 루이지애나에 175억불 규모 LNG 시설 건설계획의 여파에 의한 결과이다.
자동차·이차전지 투자 급감
자동차는 ‘25년 상반기 그린필드 FDI 상위 10대 부문에서 탈락했다. 최신 추정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는 ’24년 같은 기간의 435억불에서 83억불로 무려 △80.9% 급감했다. 마찬가지로, 다른 일부 전략적 산업에 대한 자본 투자 약속도 계속해서 둔화세를 시현하고 있다. FDI Markets 예비 수치에 따르면 ‘25년 상반기 이차전지 투자는 29.5억불을 기록했는데, 이는 ’24년 상반기 132.5억불, ‘23년 상반기 318.4억불 대비 △77.7%, △90.7% 각각 감소한 수치이다.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 전력과 데이터로 향하는 FDI
‘25년 상반기 FDI 지형도는 한마디로 ‘디지털 전환’이 모든 투자 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가 중심이 되는 투자 물결은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국가와 기업들의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전력·에너지 인프라와의 연결성, 지속가능성, 규제 대응력 등이 앞으로의 FDI 흐름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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