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인간의 역할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인간이 영원히 함께 가야 할 두 가지 핵심 요소로 ‘AI 에이전트(지능)’와 ‘휴먼노이드(육체)’를 지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며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AI로 인한 인사 태풍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사단법인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은 이미 우리 생활의 동반자로 자리잡은 AI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도전과나눔은 6월 25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신인류의 동반자, AI Agent와 휴머노이드 로봇’라는 주제로 제77회 설감 기업가정신 포럼을 개최했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강연에는 AI와 휴먼노이드 분야를 대표하는 두 인사인 정경화 네이버 이사와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포럼의 모더레이터 이금룡 이사장은 "정 이사는 LG쇼핑과 일본 라쿠텐, 일본 아마존을 거쳐 2022년 네이버에 영입된 인물로,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AI 커머스를 총괄하고 있다. 대한민국 휴먼노이드 로봇 기술의 선도자로 꼽히는 한재권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알려진 대표적인 실천형 로봇 전문가"라고 연사를 소개했다.
먼저 네이버에서 AI 기반 쇼핑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정경화 이사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AI Agent 시대'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정경화 네이버 이사는 네이버 쇼핑의 변화와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AI 커머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네이버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8년 스마트스토어 론칭 이후, 2023년 하반기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로 개편한 것은 단순한 검색 중심 플랫폼을 넘어 독립적인 쇼핑 생태계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는 네이버 쇼핑의 다음 목표로 고객 맞춤형 개인화 경험 고도화를 꼽았다.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리테일 기업들도 초개인화 쇼핑에 주력하고 있다”며, 네이버도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 이력 기반의 상품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네이버는 AI를 통해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쇼핑 경험 전반을 심리스하게 연결하고 있다”며, ‘목적형 구매’와 ‘발견형 쇼핑’ 모두를 지원하는 구조로 쇼핑 앱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의 구매 효율성과 전환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경화 이사는 AI 기술은 고객 경험뿐 아니라 판매자 측의 효율화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2017년부터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운영해왔고, 현재는 이미지, 실시간 행동 데이터를 반영해 5억 개 이상의 상품을 자동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판매자에게는 수요 예측과 상품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게 정 이사의 설명이다.
정 이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화형 쇼핑 에이전트와 자율 수행형 기능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보다 직관적이고 연결된 쇼핑 여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금룡 회장은 오랜 기간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라는 두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 쿠팡, 2017년 한성숙 대표가 만든 스마트스토어 이후 지금의 커머스 지형이 형성됐다”며, 네이버의 도약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실제 판매자들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차이를 직접 체감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상품만 올려도 매출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고, 네이버는 정산이 빠르고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매출 측면에선 조금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쿠팡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 강점이며, 네이버는 다소 흐름이 단절된 느낌이 있다는 피드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네이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챗쇼핑(Chat Shopping)’의 도입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리클라이너 의자를 검색하면서 ‘더 저렴한 모델 있어요?’, ‘더 많이 젖혀지는 제품 있나요?’ 같은 질문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쇼핑 환경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소비자가 플랫폼 안에서 이탈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네이버 쇼핑의 플랫폼 연동성에 주목했다. “네이버는 자사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무신사, 마켓컬리 같은 외부 플랫폼의 제품까지 보여준다.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며, 네이버가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편에서 동반자처럼 느껴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판매자 관점에서 필요한 기능으로 실시간 가격 비교와 경쟁력 분석 도구를 제안했다. “내 상품이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 알려주는 게 진짜 판매자 중심 플랫폼”이라며, 네이버가 그런 방향으로 진화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음 연사로 나선 한재권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동향 및 산업화 가능성'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한재권 교수는 최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AI 탑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제 AI가 로봇에 탑재돼 현실을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CES 2025에서 젠슨 황이 선언한 ‘피지컬 AI 시대’를 언급하며, 로봇과 AI의 결합이 새로운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HMD와 같은 기술들이 로봇에 통합되면서, 새로운 로봇 생태계가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하며, “2045년에는 25만 명이 100만 명을 먹여살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로봇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의 효율성에 대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끝나는 로봇은 실패”라며 “로봇은 다목적이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을 닮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범용 로봇”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현장에서 두 개의 팔을 가진 로봇이 협업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네 개의 팔보다 두 개의 로봇을 협업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퀴 달린 로봇이 현실적인 답이지만, 험한 환경에서는 다리 달린 로봇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재권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저렴하고 범용적으로 공급되면, 그것이 산업 혁명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제 생성형 AI 덕분에 로봇이 스스로 배우고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테슬라, MS, 아마존, 구글, 중국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어들고 있으며, 지금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무대에 오른 이금룡 회장은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확장성과 CEO의 비전과 확장력을 꼽았다. 그는 “GPU를 만들던 젠슨 황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것을 보면, 기업가의 사고 확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공한 스타트업을 보면 대부분이 독점적이거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자본력 있는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글 교육을 지각장애인 교사와 결합한 히트윅스와 같은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국내에는 충분한 스타트업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장훈 교수, 백춘호 대표, 하정우 수석 같은 인재들이 제2의 경제 부흥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CES에서 젠슨 황이 ‘에이봇과 앨리스는 엔비디아의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kimdh@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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